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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계급 격차와 숨겨진 사회의 단면

by itmirae-movie 2025. 4. 3.

기생충(2019) 영화 관련 사진

‘기생충(2019)’은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사회풍자 드라마로, 한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집에 하나둘씩 스며들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계급 구조와 빈부 격차의 현실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장르적 경계를 허물며, 블랙코미디에서 스릴러로, 또 비극으로 변주하는 이 작품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세계 영화사의 이정표를 세웠다. 영화는 단순한 한국 사회를 넘어,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구조적 불평등과 인간 본성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기생충이 보여준 계급 격차

2019년 개봉한 영화 ‘기생충(Parasite)’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계에 충격과 감탄을 동시에 안긴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에서 단순한 빈부 격차나 사회적 불평등을 넘어서, 인간의 본성과 계급 구조의 고착화,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붕괴의 과정을 정교하게 엮어냈다. 영화의 시작은 반지하에 사는 ‘기택’ 가족의 이야기로, 이들은 그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인터넷 신호를 훔치고 피자 상자를 접으며 살아가는 하층민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들이 하나둘씩 부유한 ‘박사장’의 집에 취업하게 되면서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에서 점차 긴장과 불안을 자아내는 사회 스릴러로 변모한다. 각 인물이 점차 자신의 자리를 확보해가는 과정은 사회적 기생 구조의 은유로 작용하며, 영화 제목인 ‘기생충’은 단지 기택 가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계층 전체가 서로에게 기생하는 현실을 지목한다.

 

공간 구조가 보여주는 사회 단면

‘기생충’은 공간을 통해 계급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영화다. 영화 내내 반복되는 상징적 장치는 ‘계단’이다. 반지하에서 시작한 기택 가족은 점차 고지대로 위치한 박사장의 저택으로 진입하고, 다시 그 아래, 지하실로 추락한다. 이는 단지 위치의 이동이 아니라, 사회적 위계의 흐름을 상징한다. 박사장의 집은 세련되고 밝으며, 뚜렷한 직선 구조로 설계된 공간이다. 반면 기택의 집은 습기 가득한 반지하로, 창문으로는 길가 사람들의 다리만 보이는 구조다. 이는 상층과 하층의 시선 차이, 즉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의 차이를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기생충이 던지는 사회적 질문

‘기생충’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이 영화가 단지 한국 사회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화된 현대 사회 전반에 내재된 계층 구조, 그로 인한 소외와 분열, 그리고 기회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불평등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기에, 이 영화는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끝내 어떤 해답도 주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고, 그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관객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다. 기택의 ‘무표정’은 바로 그 질문의 끝에서 마주한 인간의 표정이며, 그것은 분노도 눈물도 아닌, 그저 체념에 가까운 슬픔이었다.

 

한줄감상평

웃음 뒤에 도사린 냉혹한 현실, 그것이 바로 진짜 '기생'이다.